'정상군' 통보문은 안심의 근거가 아닙니다 — 자살 학생 782명 중 605명(77.4%)이 그 검사에서 일반군이었습니다
어제(10월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의 조기 발견 기능이 쟁점에 올랐습니다. 감사원이 9월 2일 공개한 감사 결과를 보면, 2020~2024년 자살한 학생 가운데 검사 결과를 추적할 수 있었던 782명 중 605명(77.4%)이 '일반군'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부모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 비율이 아닙니다. 이 검사는 2015년에 '약 2.3%를 위험군으로 판별'하도록 설계된 선별검사라는 사실입니다. 찾아내는 숫자가 위험의 크기를 따라 움직이는 구조가 아닙니다.
어제 10월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가 쟁점에 올랐습니다. 교육언론[창] 집계로 이날 질의는 10개 주제 66건이었고, 학생 자살·정신건강은 6건이 다뤄진 주제였습니다. 강경숙 의원은 '자살 학생 중에서 77.4%가 정상군으로 나왔다'며 조기 발견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숫자의 출처는 감사원입니다. 감사원은 2025년 11월 약 한 달간 보건복지부·교육부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취약계층 지원실태'를 감사해 제도개선 7건을 확정하고, 2026년 9월 2일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2020~2024년 자살한 학생 가운데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AMPQ)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782명을 보면 일반군 605명(77.4%), 일반관리군 22명(2.8%), 자살위험군을 포함한 우선관리군 155명(19.8%)이었습니다. 분모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이 기간 자살한 전체 학생이 아니라, 검사 기록을 추적할 수 있었던 782명이 기준입니다. 같은 기간 검사를 받은 인원은 865만8,581명입니다. 이 검사는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새 학기 시작 한 달쯤 뒤에 실시되고, 결과는 정상군과 관심군으로 나뉘어 집으로 통보됩니다. 아이가 '정상군'으로 나왔다는 통보문을 받아본 학부모라면, 그 종이가 무엇을 보증하고 무엇을 보증하지 않는지 아는 것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건질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정보입니다.
먼저 이 검사가 무엇을 재는지 봐야 합니다. 감사원이 지적한 첫 번째 구조는 시간 공백입니다. 검사는 3년마다 실시되는데 문항은 최근 1년, 문항에 따라서는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 응답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묻는 기간은 1년 이하인데 검사 간격은 3년이므로, 학생에 따라 2~3년의 공백이 생깁니다. 학년으로 옮겨 보면 더 분명합니다. 초1에서 초4, 초4에서 중1, 중1에서 고1 사이에 아무것도 측정되지 않고, 고1 이후에는 정기검사가 아예 없습니다. 지금 고2·고3인 학생은 마지막 검사가 고1 때이고, 중2·중3이면 중1 때, 초2·초3이면 초1 때입니다. 두 번째 구조는 응답 방식입니다. 이 검사는 학생의 자기보고에 의존하고, 자살위험 문항이 '심각하게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처럼 직설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감사원은 이런 문항이 낙인 효과를 걱정하는 학생에게 거짓 응답을 유도한다고 보고, '삶의 목적 상실'이나 '절망감', 고립감 같은 우회적인 위험 신호를 포착할 수 있도록 문항과 주기, 판별 기준을 개선하라고 교육부에 통보했습니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주 양육자가 대신 응답하는 구조여서 또 다른 필터가 하나 더 붙습니다. 정리하면 '정상군'은 '지금 이 아이가 괜찮다'는 판정이 아니라, '최대 3년 전 그 시점에, 직설적인 질문에 대해, 아이 또는 보호자가 선택해 적어 낸 응답이 기준선 안이었다'는 기록입니다.
여기서 이 자료의 가장 반직관적인 부분이 나옵니다. 감사원은 2015년 개발된 이 검사가 애초에 약 2.3%를 위험군으로 판별하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청소년 자살 시도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판별 비율 자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즉 이 검사가 찾아내는 위험군의 크기는 상당 부분 11년 전에 정해 둔 컷오프의 결과입니다. 선별검사에 고정된 판별률이 설정돼 있으면, 실제 위험이 커져도 걸러지는 숫자는 그만큼 따라 늘지 않습니다. 실제 숫자가 그렇게 움직였습니다. 최보윤 의원실이 10월 2일 공개한 교육부 자료를 보면, 검사가 자살위험군으로 분류한 학생은 2020년 1만9,093명(1.1%), 2021년 1만8,098명(1.0%), 2022년 1만9,292명(1.1%), 2023년 2만237명(1.2%), 2024년 1만7,667명(1.1%), 2025년 1만6,080명(1.0%)입니다. 2020년과 비교하면 3,013명, 15.8% 줄었습니다(3,013÷19,093). 같은 기간 학생 자살자는 2020년 148명에서 2025년 244명으로 96명, 64.9% 늘었습니다(96÷148). 검사가 찾아낸 위험군은 줄고 실제 사망은 늘었습니다. 두 지표가 반대 방향입니다. 감사원 집계에서도 판별 비율은 2020년 1.2%에서 2024년 1.1%로 내려갔는데 만 15~18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9.6명에서 11.3명으로 올라갔습니다. 다만 이 두 비율은 감사원과 교육부 제출 자료의 집계 기준이 달라 소수점이 어긋나므로, 방향과 인원수를 중심으로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학생 자살자 증가폭도 명수로만 보면 과소평가됩니다. 2020년 148명은 학생 10만 명당 2.77명, 2025년 244명은 10만 명당 4.83명입니다. 명수로는 64.9% 증가지만 10만 명당으로는 74.4% 증가입니다(4.83÷2.77).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분모인 학생 수가 그동안 줄었기 때문입니다. 학령인구 감소기에는 명수 기준 통계가 실제 체감 위험을 낮춰 보이게 만든다는 뜻이고, 같은 원리가 위험군 인원수에도 적용됩니다. 1만9,093명에서 1만6,080명으로 줄어든 15.8%에는 전체 학생이 줄어든 몫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비율 칸을 함께 봐야 하는데, 비율은 1.1%에서 1.0% 사이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설계값 2.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6년간 고정돼 있는 셈입니다. 한편 국정감사에서는 연령 추세의 역행도 지적됐습니다. 전체 연령 자살률은 4.7% 감소한 반면 10대는 7.5% 증가했습니다. 전체가 좋아지는 동안 10대만 나빠졌다는 뜻이므로, '사회 전반의 자살률이 개선되고 있다'는 뉴스를 자녀 세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지역 수치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서울에서 자살한 학생 가운데 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분류됐던 비율은 2023년 63.9%, 2024년 62.5%였다가 2025년 70.6%로 높아졌습니다.
검사 이후의 연결 고리도 자주 끊어집니다. 관심군으로 분류되면 학부모 동의를 받아 위(Wee)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의료기관 등에서 심층평가를 받을 수 있고 상담·치유 서비스는 무료입니다. MBC가 7월 27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사설로 받을 경우 5만~60만 원 수준인 심층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통로입니다. 그런데 같은 보도에서 외부 전문기관의 검사 결과가 학교에 늦게 전달되거나, 3건 중 1건은 아예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상담교사가 검사 진행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어 지속 관찰이 어렵다는 현장 증언도 함께 나왔습니다. 심층평가에 동의하는 것만으로 사후관리가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공백을 메우려 교육부가 2024년 도입한 수시 선별검사가 '마음EASY검사'인데, 첫해 검사 인원은 6만580명으로 같은 해 AMPQ 검사 인원의 3.7%에 그쳤습니다. 제도는 있지만 사실상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는 숫자입니다. 자원 배분도 쟁점이 됐습니다. 국정감사에서 학생 외부 치료비 지원은 2023년 62억 원에서 2025년 136억 원으로 2.19배 늘었다고 보고됐지만, 학교 안의 상담 공간인 위클래스의 1년 운영비는 200만 원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치료비는 늘었는데 아이가 매일 드나드는 상담실의 운영비는 월 17만 원꼴이라는 대비입니다. 또 심리부검 예산은 지난해 편성됐지만 시행은 내년부터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아이에게 '이 검사는 기록에 남지 않는다'고 알려 주는 것입니다.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는 학교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에 기재되지 않고 비밀이 보장되며, 결과는 학교를 거치지 않고 응답할 때 입력한 집 주소로 곧바로 우편 발송됩니다. 감사원이 지목한 거짓 응답의 원인이 낙인 걱정이므로, 기록에 남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응답의 질을 바꿉니다. 내년 검사(통상 4월, 새 학기 한 달쯤 뒤)를 받을 학년이라면 가정통신문이 오기 전에 미리 말해 두십시오. 둘째, 올해 검사 대상이 아닌 학년을 확인하십시오. 자녀가 초2·초3, 중2·중3, 고2·고3이면 정기검사 대상이 아니고 마지막 검사는 최대 3년 전입니다. 이 경우 담임교사나 학교 위클래스(상담교사)에 상시 상담과 마음EASY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것이 공백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마음EASY검사는 학교가 링크를 발송하는 구조여서 학부모가 먼저 요청해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이미 관심군 통보를 받았다면 심층평가 동의를 미루지 말고, 동의할 때 '검사 결과를 학교에도 공유해 달라'고 명시적으로 요청하십시오. 3건 중 1건이 학교에 공유되지 않았다는 수치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마지막으로, 통보문의 분류와 무관하게 지금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는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수신자 부담입니다. 청소년상담 1388은 전화(휴대전화는 지역번호+1388)와 문자, 채팅(www.1388.go.kr)으로 자녀 본인과 보호자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라면 119가 가장 빠릅니다. 교육부는 문항과 횟수 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국정감사는 10월 23일까지 이어지므로, 검사 개선안에 관한 추가 자료가 이 기간에 더 공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자료에서 함께 볼 학교
어떻게 골랐나
선정 기준 정보가 없습니다.
산식 정보가 없습니다.
출처: 교육언론[창] — [2026국감] 막 오른 국정감사, 국회 교육위는 무엇을 묻고, 어떤 답을 들었나 (2026.10.8, 10개 주제 66건 질의·강경숙 의원 77.4% 지적·위클래스 운영비 200만 원·치료비 62억→136억)
출처: 아시아투데이 — 자살한 학생 10명 중 8명 '일반군'…위험신호 놓친 학교 검사 (2026.9.2, 감사원 감사 결과 782명·605명 내역, 검사 주기·마음EASY 3.7%)
출처: 헤럴드경제 — 감사원 "자살한 10대 학생 77%가 일반군으로 분류…교육부 검사 개선해야" (2026.9.2, 감사 개요·2015년 설계 판별률 2.3%·직설적 문항 지적)
출처: 뉴스핌 — [2026국감] 학생 자살 5년새 65% 급증했는데…학생정서 위험군 '감소' (2026.10.2, 최보윤 의원실 공개 교육부 자료, 연도별 자살자·자살위험군 수치)
출처: MBC 뉴스데스크 — '자살 예방' 270억 투입 '정서행동 검사'‥효과는 없었다 (2026.7.27, 심층검사 사설 비용 5~60만 원·외부기관 결과 3건 중 1건 학교 미공유)
출처: 정책브리핑(korea.kr) — 우리 아이 마음건강 돌보기! 학생정서·행동특성 검사 (대상 학년·정상군/관심군 분류·학교생활기록부 미기재·집 주소 우편 통보·심층평가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