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격차는 지역이 아니었다 — 수능 성적 분석에서 13.3점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오늘(17일) 조간으로 2026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냈습니다. 대도시와 읍면의 국어 표준점수 평균 격차는 5.8점으로 3년째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표에서 가장 큰 격차는 졸업생과 재학생 사이의 13.3점입니다. 이 숫자를 먼저 보면, 나머지 격차를 읽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6년 9월 16일 배포하고 9월 17일 조간으로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49만3896명으로, 재학생 33만3102명(67.4%), 졸업생 14만1539명(28.7%), 검정고시 출신 1만9255명(3.9%)입니다. 전년 46만3486명보다 3만410명 늘었고, 비재학생 비율은 32.6%로 전년보다 2.1%포인트 줄었습니다. 지역별 분석은 일반고·특목고·자율고 재학생 32만882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국어 표준점수 평균은 대도시 98.9점, 중소도시 95.9점, 읍면 93.1점이고 수학은 각각 99.1점, 96.1점, 93.7점입니다. 1·2등급 비율은 국어가 대도시 10.0%·읍면 6.0%, 수학이 12.0%·6.5%, 영어 1등급이 3.2%·1.5%입니다. 시·도로 보면 국어와 수학 모두 서울이 102.4점·102.3점으로 가장 높고, 국어 최저인 경남(91.7점)과 10.7점, 수학 최저인 강원(92.1점)과 10.2점 차이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격차의 방향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같은 날 같은 자료를 두고 두 종류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하나는 격차가 벌어졌다는 기사입니다. 대도시와 읍면의 국어 표준점수 평균 격차는 2024학년도 5.2점, 2025학년도 5.7점, 2026학년도 5.8점으로, 수학은 5.2점, 5.2점, 5.4점으로 커졌습니다. 서울 재학생과 전국 재학생의 국어 격차도 2022학년도 3.9점, 2023학년도 4.5점, 2024학년도 4.7점, 2025학년도 5.2점, 2026학년도 5.7점으로 4년 연속 벌어졌고, 수학은 4.6점, 4.7점, 4.9점, 4.9점, 5.3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격차가 좁아졌다는 기사입니다. 파이낸셜뉴스가 인용한 한 입시업체 분석에 따르면, 재학생과 졸업생의 1·2등급 비율 격차는 국어 10.8%포인트, 수학 12.8%포인트, 영어 11.1%포인트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작았습니다. 두 기사 모두 사실입니다. 다른 축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 자료를 볼 때 '격차가 늘었나 줄었나'는 질문 자체가 답을 하나로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격차의 크기를 나란히 놓으면 순서가 달라집니다. 대도시와 읍면의 국어 격차는 5.8점, 서울과 전국의 격차는 5.7점, 사립과 국공립의 격차는 4.5점입니다. 그런데 같은 자료에서 가장 큰 격차는 졸업생과 재학생 사이의 국어 13.3점(109.4점 대 96.1점)과 수학 12.1점(108.6점 대 96.5점)입니다. 1등급 비율로 보면 국어는 졸업생 8.0%·재학생 3.3%, 수학은 8.7%·2.9%, 영어는 4.8%·2.4%입니다. 지역 격차의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 13.3점을 '한 해를 더 공부하면 13점이 오른다'로 읽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졸업생은 무작위로 뽑힌 집단이 아니라, 수능 성적을 올릴 목적으로 한 해를 더 쓰기로 선택한 사람들의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수능에 강한 학생이 더 많이 남고, 성적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 학생이 더 많이 다시 응시합니다. 즉 13.3점은 '무엇이 성적을 올렸는가'의 크기가 아니라 '누가 그 칸에 모였는가'의 크기입니다. 이 자료는 원인을 재는 조사가 아니라 집단별 평균을 보여 주는 조사입니다.
그 잣대를 다른 칸에도 그대로 대 봐야 합니다. 사립이 국공립보다 국어 4.5점, 수학 4.3점 높다는 수치는 '사립고의 교육력이 그만큼 낫다'는 뜻으로 읽히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분석 대상에는 일반고뿐 아니라 특목고와 자율고 재학생이 함께 들어 있고, 선발 과정을 거쳐 학생을 뽑는 학교는 설립유형상 사립 쪽에 몰려 있습니다. 교육부의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자공고 지정 현황(2026년 3월 1일 기준)을 보면 자율형사립고는 32교로 정의상 전부 사립이고, 외국어고 28교 가운데 14교, 국제고 8교 가운데 1교가 사립입니다. 중학교 성적과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한 학교가 '사립' 칸에 들어가 있는 이상, 4.5점 안에는 학교가 3년 동안 만들어 낸 차이와 입학 시점에 이미 존재하던 차이가 섞여 있습니다. 둘의 비중은 이 자료로 갈라낼 수 없습니다. 같은 이유로 서울의 5.7점 안에도 학교의 차이, 사교육의 차이, 그리고 애초에 어떤 가정이 서울에 살고 있는가의 차이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벌어지는 추세가 사실이라는 것과, 그 추세의 원인이 '학교 소재지'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학부모에게 더 실질적인 문제는 이 숫자들이 모두 집단 평균이라는 점입니다. 평균은 우리 아이가 속한 분포의 위치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이번 분석에서 서울 재학생의 국어 1·2등급 비율은 13.7%, 수학은 16.7%로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같은 문장을 뒤집으면, 서울 재학생 100명 가운데 국어에서 86명 남짓은 3등급 이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의 숫자가 이렇습니다. 시·도 안의 편차도 큽니다. 대구는 국어 98.2점으로 전국 4위, 수학 98.4점으로 전국 2위인데 바로 옆 경북은 국어 94.0점, 수학 93.7점으로 전국 평균(국어 96.7점, 수학 97.0점)을 밑돕니다. 성별 차이도 과목마다 방향이 다릅니다. 국어는 여학생이 1.0점 높고 수학은 남학생이 5.7점 높으며, 수학 1·2등급 비율은 남학생 17.2%·여학생 9.1%입니다. 그러니 '우리 지역은 몇 점'이라는 한 숫자로 전학이나 이사를 결정하는 것은, 5.8점짜리 평균 차이를 위해 아이의 교우 관계와 통학 시간처럼 확실한 것들을 바꾸는 거래가 됩니다. 평균 격차가 개별 학생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자료의 가장 중요한 단서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교육부 보도자료 게시판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 발표' 원문 첨부파일을 직접 내려받아, 기사에 인용된 몇 개 수치가 아니라 자녀가 다니는 시·도의 값을 표에서 확인하십시오. 기사마다 인용하는 칸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발표를 두고 정반대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학교알리미(schoolinfo.go.kr)에서 자녀 학교를 검색해 '학업성취 사항'을 여십시오. 여기서 볼 것은 과목 평균이 아니라 성취수준별 분포(A~E 비율)입니다. 평균이 같은 두 학교도 분포는 전혀 다를 수 있고, 우리 아이가 어느 구간에 있는지는 평균이 아니라 분포가 알려 줍니다. 이번 발표가 바꿔야 하는 것은 '어디로 옮길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 아이의 위치를 나는 평균으로 보고 있었나 분포로 보고 있었나'라는 질문입니다.
오늘 확인할 곳
어떻게 골랐나
2026년 9월 16일 배포(9월 17일 조간)된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를, 같은 자료를 인용한 여러 보도와 나란히 놓고 다시 정리한 편집 칼럼입니다.
발표 주체와 시점(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6년 9월 16일 배포, 9월 17일 조간 보도자료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 발표')은 교육부 보도자료 게시판 원문 기준입니다. 응시자 수치(총 49만3896명, 재학생 33만3102명 67.4%, 졸업생 14만1539명 28.7%, 검정고시 1만9255명 3.9%, 비재학생 비율 32.6%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감소, 전년 46만3486명 대비 3만410명 증가)와 졸업생·재학생 비교(국어 109.4점 대 96.1점, 수학 108.6점 대 96.5점, 1등급 비율 국어 8.0%·3.3%, 수학 8.7%·2.9%, 영어 4.8%·2.4%, 1·2등급 비율 국어 18.9%·8.1%, 수학 22.3%·9.5%, 영어 25.3%·14.2%)는 2026년 9월 16일 교육플러스·파이낸셜뉴스 보도 기준입니다. 지역규모별·시도별 수치(국어 대도시 98.9점·중소도시 95.9점·읍면 93.1점, 수학 99.1점·96.1점·93.7점, 1·2등급 비율 국어 10.0%·6.0%, 수학 12.0%·6.5%, 영어 1등급 3.2%·1.5%, 서울 국어 102.4점·수학 102.3점, 전국 재학생 국어 96.7점·수학 97.0점, 국어 최저 경남 91.7점, 수학 최저 강원 92.1점)와 연도별 격차 추이(대도시–읍면 국어 5.2점→5.7점→5.8점, 수학 5.2점→5.2점→5.4점, 서울–전국 국어 3.9점→4.5점→4.7점→5.2점→5.7점, 수학 4.6점→4.7점→4.9점→4.9점→5.3점)는 2026년 9월 16일 경향신문 보도 기준이며, 분석 대상은 일반고·특목고·자율고 재학생입니다. 대구·경북 수치(대구 국어 98.2점 전국 4위·수학 98.4점 전국 2위, 경북 국어 94.0점·수학 93.7점, 서울 1·2등급 비율 국어 13.7%·수학 16.7%, 학교유형별 분석 대상 32만882명)는 2026년 9월 16일 경북일보 보도 기준입니다. 표준점수는 영역별로 산출되는 상대적 척도이므로 국어 점수와 수학 점수를 직접 비교하지 않았고, 재학생 기준 값과 전체 응시자 기준 값을 섞지 않도록 지역·설립유형·성별 비교는 재학생 기준 보도 수치를 사용했습니다. 성별 차이(국어 여학생 1.0점 우위, 수학 남학생 5.7점 우위, 수학 1·2등급 비율 남학생 17.2%·여학생 9.1%)는 교육플러스 보도의 재학생 기준 수치입니다. '서울 재학생 100명 가운데 국어에서 86명 남짓이 3등급 이하'는 서울 재학생 국어 1·2등급 비율 13.7%에서 산술적으로 도출한 값(100−13.7=86.3)이며, 이 값은 서울 재학생 집단 전체에 대한 것이지 특정 학교나 학급에 적용할 수 없습니다. 외국어고 28교(공립 14·사립 14), 국제고 8교(공립 7·사립 1), 자율형사립고 32교, 자율형공립고 125교는 교육부 지정 현황의 2026년 3월 1일 기준 값으로 전북미래교육신문 보도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재학생–졸업생 1·2등급 비율 격차가 최근 5년 중 가장 작다는 분석은 파이낸셜뉴스가 인용한 민간 입시업체 분석이며, 사기업이므로 업체명은 쓰지 않았습니다. 이 성적 분석은 집단별 평균을 제시하는 기술통계이고 인과관계를 검증한 설계가 아니므로, 설립유형·지역·재수 여부가 성적 차이의 원인이라는 서술은 하지 않았습니다. 선발 효과와 학교 효과의 비중은 이 자료로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본문에 명시했습니다.
출처: 교육부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 발표 보도자료(2026.9.16 배포, 9.17 조간)
출처: 경향신문 — 국어 5.8점·수학 5.4점…대도시와 읍면 '수능 성적 격차' 갈수록 벌어진다(2026.9.16)
출처: 경향신문 — 벌어지는 수능성적 지역 격차…대도시-읍면 국어·수학 격차 확대(2026.9.16)
출처: 교육플러스 — 'N수생 강세' 여전했지만 상위권 격차는 축소…서울·대도시 우위 지속(2026.9.16)
출처: 파이낸셜뉴스 — 작년 수능 재학생·졸업생 2등급 이내 격차 5년 새 최소(2026.9.16)
출처: 경북일보 — 2026학년도 수능 국어·수학, 대구는 전국 평균 웃돌고 경북은 밑돌아(2026.9.16)
출처: 전북미래교육신문 — 전국 외고·국제고·자사고·자공고 193교 운영(교육부 지정 현황 2026.3.1 기준)
출처: 학교알리미 — 학교별 공시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