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63%'가 알려 주지 않는 것 — 같은 시·도 안에서 초등 85%, 고등 47%
어제(9월 15일) 밤 공개된 학교 내진보강 현황에서 서울은 63.2%로 전국 평균(79.5%)보다 16.3%p 낮았습니다. 그런데 학부모에게 더 중요한 숫자는 지역 평균이 아닙니다. 수치를 학교급별로 쪼갠 인천 자료를 보면, 같은 시 안에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가 지역 간 차이보다 두 배 이상 벌어집니다.
2026년 9월 15일 밤 한국교육신문(백승호 기자)이 전한 수치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실이 2026년 9월 13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기준으로, 2026년 6월 30일 현재 전국 학교시설의 내진보강률은 79.5%입니다. 내진보강 대상 3만 1,763동 가운데 2만 5,241동이 보강을 마쳤고, 6,522동이 남았습니다. 수도권 세 곳은 모두 전국 평균을 10%p 넘게 밑돕니다. 서울 63.2%(대상 3,560동, 미보강 1,309동), 경기 68.1%(대상 5,083동, 미보강 1,622동), 인천 67.9%(대상 1,220동, 미보강 392동)입니다. 서울과 경기의 미보강을 합친 2,931동은 전국 미보강 6,522동의 약 45%에 해당합니다. 고 의원은 "학교 안전에 지역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수도권 보강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어제 보도된 내용이고, 이 숫자를 처음 본 수도권 학부모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할 것입니다. '우리 지역이 전국에서 제일 뒤처졌구나.' 그런데 이 자료에는 그 반응을 한 번 더 뒤집는 부분이 들어 있습니다.
같은 자료를 학교급별로 쪼개 공개한 곳이 인천입니다. 중부일보(2026년 9월 14일, 장수빈 기자)에 따르면 인천의 초등학교는 내진보강 대상 562동 가운데 480동이 보강돼 82동만 남았습니다. 보강률로 환산하면 85.4%로, 전국 평균 79.5%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그런데 중학교는 대상 282동 중 164동이 보강돼 118동이 남았고(58.2%), 고등학교는 대상 351동 중 164동만 보강을 마쳐 187동이 남았습니다. 기사가 명시한 대로 인천 고등학교 대상 시설의 53.3%가 미보강 상태입니다. 보강률로는 46.7%입니다. 초등학교 85.4%와 고등학교 46.7%의 차이는 38.7%p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전국 평균(79.5%)과 가장 낮은 서울(63.2%)의 차이가 16.3%p였으니, 한 도시 안의 학교급 격차가 시·도 간 격차보다 두 배 이상 크다는 뜻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이 사실이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우리 지역 67.9%'라는 숫자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상태를 거의 설명하지 못합니다. 인천 초등학생 학부모에게 67.9%는 과도하게 비관적인 숫자이고, 인천 고등학생 학부모에게는 실제보다 21%p나 낙관적인 숫자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이 학교급별 분해는 현재 인천에 대해서만 공개된 수치이며, 서울과 경기에서도 같은 방향의 격차가 나타나는지는 이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수도권 평균은 왜 낮을까요. 여기서도 직관과 다른 답이 나옵니다. 내진보강률은 '내진성능을 확보한 동수 ÷ 내진보강 대상 동수'입니다. 핵심은 분모입니다. 국내 건축물의 내진설계 의무 대상은 1988년 6층 이상에서 출발해 2005년 3층 이상, 2017년 2층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넓어졌습니다. 즉 그 기준이 적용되기 전에 지어진 건물일수록 나중에 '보강 대상'으로 잡힙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 6월 25일 노후 교사동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내면서, 4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교사동이 전체 학교 면적의 약 34%에 이르며 향후 10년 내에 그 비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학령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던 시기에 학교를 집중적으로 지은 도시일수록, 지금 보강해야 할 건물이 많습니다. 여기에 정책적 순서도 얹혀 있습니다. 정부는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2018년 1월 10일 대책을 발표하면서 지진위험지역인 영남권 초·중·고의 내진보강을 2024년까지(당초 2034년에서 10년 단축), 그 밖의 지역을 2029년까지(당초 계획에서 5년 단축) 마치기로 순서를 나눴습니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도 지진위험지역 연 1,700억 원, 그 밖의 지역 연 1,800억 원을 투입해 2029년까지 전체 학교시설 내진보강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수도권이 뒤에 있는 것은 상당 부분 '설계된 순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유효한 질문은 '왜 우리 지역만 낮은가'가 아니라 '그래서 우리 학교 차례는 언제인가'입니다.
차례를 따지려면 속도를 봐야 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예산 제약과 함께 공사 시기 문제를 들었습니다.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방학 기간에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여름방학에는 충분한 기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겨울방학에 사업이 집중되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인천은 올해 계획한 54동 가운데 9동을 마쳤고 나머지 45동은 겨울방학에 예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392동을 "2030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간단한 산수를 해 보겠습니다. 2026년 물량인 54동이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392동을 끝내는 데 392 ÷ 54 = 약 7.3년이 걸립니다. 2033년 무렵입니다. 반대로 2030년 말까지 끝내려면 2026년 하반기부터 약 4.5년 동안 392 ÷ 4.5 = 연 87동씩 해야 하고, 이는 올해 물량의 약 1.6배입니다. 전국으로 넓혀도 마찬가지입니다. 2029년 완료 목표를 그대로 두면 2026년 7월부터 2029년 말까지 3.5년 동안 미보강 6,522동을 처리해야 하므로 연평균 1,863동이 필요합니다. 이 계산은 2026년 6월 30일 기준 잔여 동수를 목표 시점까지 남은 기간으로 나눈 단순 평균이며, 연도별 예산 배분이나 설계·평가 기간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지금 공개된 목표 연도는 현재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숫자 자체의 신뢰도에 대한 지적도 함께 나와 있습니다. 인천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2년 감사원은 인천시교육청 등 4개 교육청 소관 1,326개 학교시설물을 대상으로 내진성능평가에 적용된 콘크리트 설계기준강도와 기대강도가 내진매뉴얼에 규정된 결정 방법을 지켰는지 확인했고, 약 40%가 매뉴얼의 결정 방법과 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교육청들은 내진성능평가에 대한 감독이 어렵다는 이유로 적정성 검증을 하지 않았고, 교육부 역시 검증 없이 실적만 집계했다는 것이 감사 내용입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내진보강이 필요한 시설이 보강 대상에서 빠지거나 보강량이 잘못 산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 감사는 2022년 6월 자료이므로 이후 어떤 개선 조치가 있었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특정 학교의 보강이 부실했다고 단정할 근거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부모가 가져갈 함의는 있습니다. '보강 완료'라는 표시는 행정 실적의 표시이지 안전 진단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구분해 둘 것이 있습니다. 건물의 안전등급(A~E)은 구조물의 노후·손상 정도를 보는 지표이고, 내진성능 확보 여부는 지진 하중을 견디는 설계·보강 여부를 보는 별개의 지표입니다. 안전등급이 양호해도 내진 미보강일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두 숫자를 섞어 읽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번 가을 가정통신문과 학교 홈페이지 공지에서 '겨울방학 중 시설공사' 안내를 찾아보십시오. 내진보강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방학에, 그중에서도 기간이 긴 겨울방학에 몰립니다. 우리 학교가 올겨울 공사 대상이라면 겨울 돌봄교실과 방과후 프로그램의 운영 장소나 일정이 바뀔 수 있으므로, 안내가 나오는 11~12월에 미리 확인해 두면 겨울 돌봄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공사 안내가 없다면 우리 학교는 아직 순번이 오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 학교 건물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정보공개포털(open.go.kr)에서 관할 시·도교육청에 청구하면 됩니다. 청구 제목은 '○○학교 건물별 내진성능 확보 현황 및 내진보강 사업 예정 연도' 정도면 충분합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은 청구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10일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에게 시설공사 안건이 언제 올라오는지 물어 두는 것도 같은 정보를 더 빨리 얻는 길입니다. 오늘 기억할 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지역 평균 63%나 79.5%는 예산 배분을 논의할 때 쓰는 숫자이지, 우리 아이 교실이 있는 건물에 대한 답이 아닙니다. 답은 동(棟) 단위로만 존재합니다.
오늘 확인할 곳
어떻게 골랐나
2026년 9월 15일 밤 보도된 학교시설 내진보강 현황(고민정 의원실–교육부 자료, 2026년 6월 30일 기준)을, 학교급별로 분해된 인천 수치와 내진설계 의무 기준 변천·서울 노후 교사동 비율·정부 완료 목표 연도와 나란히 놓고 다시 정리한 편집 칼럼입니다.
전국·시도별 내진보강률(2026년 6월 30일 기준 전국 79.5%, 대상 3만 1,763동·완료 2만 5,241동·미보강 6,522동, 서울 63.2%·대상 3,560동·미보강 1,309동, 경기 68.1%·대상 5,083동·미보강 1,622동, 인천 67.9%·대상 1,220동·미보강 392동, 서울·경기 미보강 2,931동이 전국의 약 45%)은 국회 교육위원회 고민정 의원실이 2026년 9월 13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한 한국교육신문(2026년 9월 15일 22시 36분, 백승호 기자)과 한국대학신문(2026년 9월 14일) 보도 기준입니다. 인천의 학교급별 수치(초등 대상 562동 중 480동 보강, 중학교 282동 중 164동 보강, 고등학교 351동 중 164동 보강·미보강 187동·미보강률 53.3%)와 인천시교육청의 설명(올해 계획 54동 중 9동 완료·45동 겨울방학 예정, 겨울방학 집중 사유, 2030년 완료 목표)은 중부일보 2026년 9월 14일 장수빈 기자 보도 기준입니다. 보강률 85.4%·58.2%·46.7%는 보도된 대상 동수와 완료 동수를 나눈 값으로 본문에 산식을 밝혔습니다. 학교급별 분해가 공개된 것은 인천뿐이므로 서울·경기에 같은 격차가 있다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감사원 감사 내용(4개 교육청 소관 1,326개 학교시설물 중 약 40%가 내진매뉴얼의 강도 결정 방법과 상이, 교육청의 적정성 검증 미실시와 교육부의 무검증 실적 집계)은 인천일보 보도에 인용된 감사 결과 기준이며, 2022년 자료이므로 이후 개선 조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특정 학교의 보강 부실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본문에 함께 적었습니다. 완료 목표 연도(영남권 2024년, 그 밖의 지역 2029년, 각각 당초 2034년에서 10년·5년 단축)와 투입 규모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8년 1월 10일 자료 및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내진보강 사업관리' 안내(지진위험지역 연 1,700억 원, 그 밖의 지역 연 1,800억 원, 2029년 완료 목표) 기준입니다. 서울의 노후 교사동 비율(40년 이상 경과 교사동이 전체 학교 면적의 약 34%, 향후 10년 내 50% 초과 전망)은 서울시교육청이 2025년 6월 25일 발표한 노후 교사동 안전관리 종합대책 보도자료 및 같은 날 한국일보 보도 기준으로, 동수가 아니라 면적 기준임을 본문에 밝혔습니다. 내진설계 의무 대상 확대 시점(1988년 6층 이상, 2005년 3층 이상, 2017년 2층 이상)은 일반 건축물 기준입니다. 속도 계산(인천 392÷54≈7.3년, 392÷4.5년≈연 87동, 전국 6,522÷3.5년≈연 1,863동)은 2026년 6월 30일 잔여 동수를 목표 시점까지 남은 기간으로 나눈 단순 평균으로, 연도별 예산 배분과 설계·성능평가 기간은 반영하지 않았음을 본문과 표에 함께 적었습니다. 내진보강률은 학교 수가 아닌 건물(동) 단위 지표이므로 지역 평균으로 개별 학교나 개별 건물의 상태를 단정할 수 없으며, 건물 안전등급(A~E)과 내진성능 확보 여부는 서로 다른 지표라는 점도 본문에 구분해 적었습니다. 교육부·교육청·한국교육시설안전원·감사원 등 공공기관과 인용된 의원실은 실명으로 적었고, 민간 기업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한국교육신문 — 학교 내진보강 수도권 뒤처져, 서울 63% 그쳐(2026.9.15, 백승호 기자)
출처: 중부일보 — 인천 학교시설 10곳 중 3곳 내진보강 안 돼…전국 평균 밑돌아(2026.9.14, 장수빈 기자)
출처: 한국대학신문 — 수도권 학교시설 내진보강 전국 평균↓ "속도 높여야"[2026 국감](2026.9.14)
출처: 인천일보 — 인천·경기 학교 내진보강 취약(2022년 감사원 감사 결과 포함)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영남권 초중고 내진보강 10년 앞당긴다(2018.1.10)
출처: 한국교육시설안전원 — 내진보강 사업관리(2029년 완료 목표·연차 투입 규모)
출처: 서울특별시교육청 — 노후 교사동 안전관리 종합대책 발표(2025.6.25)
출처: 한국일보 — 낡고 위험해진 서울 학교 건물… 34%가 40년 넘어(2025.6.25)
출처: 정보공개포털 — 정보공개청구(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