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금 10.1%와 3.2%, 둘 다 맞는 숫자다 — 정작 중요한 숫자는 8.8%
9월 7일 교육부와 교육감협의회가 같은 예산을 두고 다른 증가율을 내놨습니다. 계산은 양쪽 다 맞습니다. 다른 것은 분모입니다. 그런데 이 공방보다 학부모에게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9월 7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교육부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발단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입니다. 교육부 소관 예산은 117조5962억 원으로 편성됐고, 이 가운데 시·도교육청으로 내려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78조8718억 원입니다. 교육부는 9월 6일 설명자료에서 2026년 본예산 71조6687억 원과 견주면 7조2031억 원, 10.1%가 늘어난다고 밝혔습니다. 협의회는 다음 날 다른 숫자를 내놨습니다. 올해 추경까지 반영해 시·도교육청이 실제로 확보한 76조4381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액은 약 2조4300억 원, 3.2%라는 것입니다. 정근식 협의회장은 '숫자로 현장의 어려움을 가릴 것이 아니라 교육청과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두 숫자 중 하나가 거짓인 것은 아닙니다. 분자는 78조8718억 원으로 같고, 분모가 다릅니다. 10.1%는 본예산끼리, 3.2%는 올해 실제 확보액과 견준 값입니다. 그래서 진짜 쟁점은 산수가 아니라 성격 규정입니다. 교육부는 올해 추경을 중동 사태에 따른 일회성 지원으로 봅니다. 협의회는 내국세가 늘면 교부금도 따라 늘어나는 현행 제도의 사후정산 기능이 작동한 결과라고 봅니다. 실제로 협의회는 올해 사후정산으로 4조5772억 원을 받았고 새 제도에서는 이런 세수 증가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교부금 외 세입도 줄어듭니다. 고교무상교육 국가 증액교부가 약 2741억 원,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가 약 1조6000억 원 줄어 다른 세입이 약 1조8700억 원 감소합니다. 협의회가 '재정이 줄어드는 요인은 빼고 증가치만 강조했다'고 말한 대목입니다.
공방의 배경에는 55년 만의 산식 개편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에 연동돼 왔습니다. 정부 개정안은 이 연동을 폐지하고, 전년도 교부금에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3년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다음 해 교부금을 정하도록 바꿉니다. 입법예고는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이었고, 개정안은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산식이 바뀌면 학생 수가 줄어드는 만큼 교부금 증가폭도 눌립니다. 학생 수가 5% 줄면 교부금은 1.75% 줄어드는 구조입니다(5%×35%). 학령인구 감소율은 2027년 3.18%, 2028년 4.29%, 2032년 5.60%로 전망돼 있습니다.
여기서 학부모가 눈여겨볼 반전이 나옵니다. 이번 논쟁에는 10.1%가 두 번 등장하는데, 뜻이 서로 다릅니다. 하나는 방금 본 2027년 교부금 총액 증가율입니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개편의 성과로 제시한 학생 1인당 교부금의 2026~2030년 연평균 증가율 10.1%로, 1인당 1330만 원에서 1950만 원으로 늘어난다는 계산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9월 2일 김범주 입법조사관이 쓴 보고서 '학생 1인당 교부금만 늘면, 교육현안 해결할 수 있나?'에서 이 두 번째 10.1% 가운데 절반가량이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산술적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569만 명에서 475만 명으로 줄어듭니다. 분자가 커져서가 아니라 분모가 작아져서 오르는 숫자라면, 1인당 금액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학교가 쓸 수 있는 돈이 늘었다고 읽을 수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숫자는 8.8%입니다. 개편안의 전제는 '학생이 줄면 교육에 드는 돈도 준다'는 것입니다. 입법조사처는 이 전제를 실제 산정 구조와 대조했습니다. 2026년도 보통교부금 기준재정수요액 82조6066억 원 가운데 학생 수를 측정단위로 삼아 산정하는 항목은 7조2587억 원, 8.8%에 그쳤습니다. 나머지는 학교 수, 학급 수, 교원 수 같은 다른 단위로 산정됩니다. 학생이 줄어도 학교 건물과 학급, 그 학급을 맡는 교사는 그만큼 줄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인건비 60%를 제외한 나머지 세출의 40%가 학생 수에 비례한다는 전제도, 이를 35%로 조정한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 대목은 이 지면에서 앞서 다룬 이야기와도 이어집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과 교실이 남아도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조정 압력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관건입니다. 교직원 인건비는 2021년 46조3000억 원에서 2025년 56조4000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4년간 약 10조1000억 원, 연평균 2조5000억 원가량입니다. 2027년 교부금의 실질 증가액이 협의회 계산대로 약 2조4300억 원이라면, 인건비 증가분과 거의 같은 크기입니다. 인건비는 계약과 법으로 정해져 먼저 나가는 돈이므로, 압력은 그 바깥 항목 — 학교 기본운영비, 시설 개선, 교육 프로그램 —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완충장치인 기금 사정도 여유롭지는 않습니다.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청의 기금 보유액 3조7094억 원을 재정 여력의 근거로 들었지만, 협의회 집계로는 이 기금이 2022년 이후 4년간 연평균 4조5000억 원씩 줄어왔습니다. 남은 잔액이 최근 4년 평균 감소분보다 작은 셈입니다. 다만 이는 구조적 압력의 방향일 뿐, 어느 학교의 어떤 예산이 실제로 줄어들지는 시·도교육청과 학교의 편성 결과로만 확인됩니다.
오늘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뉴스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학교의 숫자를 한 번 열어보는 것입니다. 학교알리미(schoolinfo.go.kr)에서 학교명을 검색하면 '예·결산 현황' 항목에 학교회계 예산서와 결산서가 공시돼 있습니다. 우리 학교가 1년에 얼마를 쓰고 그중 시설비와 교육활동비가 얼마인지 확인해 두면, 내년 예산이 어떻게 바뀌는지 비교할 기준선이 생깁니다. 시·도교육청 단위 재정은 지방교육재정알리미(eduinfo.go.kr)에서 세입·세출을 볼 수 있습니다. 일정도 함께 적어두시면 좋습니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지금 국회 심사 단계이고, 헌법상 국회의 예산안 의결 기한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입니다. 시·도교육청 예산안은 그 무렵 시·도의회에 제출돼 심의를 받습니다. 지금 확인해 둔 올해 숫자가, 12월 이후 나올 내년 숫자를 읽는 유일한 잣대가 됩니다.
숫자를 직접 확인하는 곳
어떻게 골랐나
2026년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7년도 정부 예산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9월 2일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9월 6일 교육부 설명자료와 9월 7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반박을 대조해 정리한 편집 칼럼입니다.
교부금 금액(78조8718억 원, 71조6687억 원, 76조4381억 원)과 두 증가율(10.1%, 3.2%)은 교육부 설명자료와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반박을 함께 보도한 복수 매체에서 일치하는 수치만 실었습니다. 기준재정수요액 82조6066억 원과 학생 수 산정 항목 7조2587억 원(8.8%), 학생 1인당 교부금 연평균 증가율 10.1%(1330만 원→1950만 원), 인건비 46조3000억 원→56조4000억 원은 국회입법조사처 김범주 입법조사관의 2026년 9월 2일 보고서 '학생 1인당 교부금만 늘면, 교육현안 해결할 수 있나?'를 인용한 보도 기준입니다. 새 산식(3년 평균 경상성장률 + 3년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과 학생 수 5% 감소 시 1.75% 감소는 개정안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며, 학령인구 감소율 전망치는 정부 제시 수치입니다. 마지막 문단의 '조정 압력의 방향'은 인건비의 경직성에서 도출한 구조적 해석이지 특정 학교나 특정 항목의 삭감을 확정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 편성 결과는 시·도교육청 예산안과 학교회계 예산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출처: 경향신문 — 학생 수 따라 정해지는 교육비 8.8%뿐인데…교부금은 왜 학령인구 35% 반영하나(2026.9.2)
출처: 교육플러스 — [분석] 교육부 10.1% vs 교육감협 3.2%…교부금 개편, 무엇이 쟁점인가
출처: 교육플러스 — 입법조사처, 교부금 개편 '제동'…"학생 수만으로 재정수요 판단 어려워"
출처: 교육언론[창] — 교육부 "교부금 10.1% 증가한다" 교육감 "필수경비 증가분도 안되는 3.2%"(2026.9.7)
출처: 아주경제 — "교부금 10% 증가? 여론 호도"…교육감협, 교육부 꼼수 통계에 '반박'(2026.9.7)
출처: 아주경제 — 2027년 교육부 예산 117.6조 원 '역대 최대'…4.9조 규모 '미래대응기금' 신설(2026.9.1)
출처: 오마이뉴스 — 교육교부금 연동 폐지 후폭풍 "교직원 인건비 감당도 어려워"
출처: 학교알리미 — 초·중등 교육정보 공시서비스
출처: 지방교육재정알리미